정부의 의사인력 증원 추진과정에서 불거진 ‘통합의사’와 관련, 한의계 내부의 반발이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12개 시도지부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한의대 정원을 의대로 이관하는 의사인력 증원방식은 한의학을 소멸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5일에는 국민건강과 민족의학 수호 연합회(국민연)가 “한의사 제도를 없애려는 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국민들과 한의사를 위해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우리나라의 한의학은 단순한 전통의학이 아니라 서양의학과는 전혀 다른 음양오행의 동양철학을 기본으로 한 독창적인 의학체계가 정립된 자랑스런 민족유산중의 하나’라고 정의한 국민연은 성명에서 “그동안 한국의 한의학은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 등 전 세계 한의학계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면서 “한의학은 평생을 공부해도 어렵고 심오한 학문인데, 서양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명치유신 때 의료일원화를 덜컥 시행한 이후 제대로 된 정통 한의학은 사라져 버렸고 그 후 일본사람들은 정통 한의학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불교와 기독교를 일원화시킬 수 없듯이,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의학이라는 이유하나 만으로 쉽게 일원화시킬 수 있는 학문이 아니며 우선 상대 의학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서로 협력하고 각기 발전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국민연은 “한의과대학과 의과대학을 통합하려면 한의학계와 서양의학계가 서로의 학문과 직종을 존중하면서 대학의 교육과정, 10년은 걸려야 할 교육연한, 교육방법, 대학졸업 후에 전문의 과정 및 현재의 한-양방 의료인 및 한〮양방대학의 학생문제 등등 많은 현존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토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둘러서 졸속처리하려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며 “그런데 왜 한의사협회장이 의료일원화란 구실로 한의사제도를 없애려고 하는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이 있듯이 한의학도 가장 한의학다워야 최고의 한의학이 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명은 “그동안 최혁용 회장은 한의사들이 현대문명의 산물인 의료기기 사용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국민들에 알리고 한의사들의 정당한 의료기기 사용의 법적 보장에 매진했어야 했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고 1000년이 지나도 한의사들은 현대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그런 부당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최혁용 회장은 한의사들의 진찰권 확보와는 전혀 다른 한의학이 사멸할 수밖에 없는 졸속한 의료일원화에 앞장서면서 ‘한의사 중심의 의료일원화’라고 주장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한의학과 한의사들은 최혁용 회장 당신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한의학의 발전 및 한의사들의 업권신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최혁용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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